'그림으로 배우는 양자 컴퓨터'를 뒤이은 두 번째 양자 컴퓨터 도서 리뷰 시간입니다. 이번에 가져온 책은 '후루사와 아키라'라는 도쿄대학교 교수님이 작성하신 '빛의 양자컴퓨터'입니다. 왜 제목이 빛의 양자컴퓨터일까요? 양자 컴퓨터는 양자의 얽힘, 중첩, 불확정성 등의 양자역학 원리를 반영하여 제작한 컴퓨터입니다. 이러한 양자 컴퓨터는 '양자 상태'를 구현하여 유지시키는 방식에 따라 구분하고는 합니다. 대표적으로 극저온에서 초전도체를 이용하여 아날로그 방식으로 양자를 구현하는 '어널 링 방식', 극저온에서 초전도체를 이용하여 디지털 방식으로 양자를 구현하는 '초전도 방식', 이온을 레이저로 가두고 포획하여 양자를 구현하는 '이온 트랩 방식', 전자의 스핀을 이용하여 양자를 구현하는 '반도체 양자점 방식', 전자의 위상학적 특징을 이용하여 양자를 구현하는 '위상수학 방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본 저자는 '빛'을 이용한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이용하여 양자 컴퓨터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과연 양자 텔레포테이션이 무엇이고, 어떠한 이유로 빛을 이용하여 양자 컴퓨터를 제작하게 되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빛의 양자컴퓨터

 

 양자 컴퓨터는 양자 전기역학 분야의 기초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인먼이라는 물리학자에 의해서 주목받기 시작하였습니다. 우선 양자 컴퓨터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양자'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아보아야 합니다. 양자는 쉽게 원자나 분자, 전자, 광자 등의 아주 작은 물질이나 에너지의 단위입니다. 그리고 '양자중첩'은 이러한 양자가 여러 상태를 동시에 취하는 중첩된 현상을 가리킵니다. 즉 일반적으로 0 혹은 1의 값으로 표현될 데이터가 0과 1 어느 쪽의 상태로도 존재하는 현상을 중첩 상태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중첩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예시가 '슈뢰딩거의 고양이'입니다. 이전에도 여러 번 다루어보기는 했지만, 깊게 다루지는 않았던 것 같아 이번에는 이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중점적으로 파헤쳐보려고 합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한 마리의 고양이가 (외부의 간섭을 막을 수 있도록 고안된) 무시무시한 기계 장치와 함께 철로 된 방에 갇혀 있다. 그리고 그 기계장치 안에는 한 시간에 한 개의 원자만이 붕괴할 정도로 아주 미소한 양의 방사능 물질을 담고 있는 가이거 계수기(방사능 측정 장비)와 함께 청산가리가 든 병이 놓여 있다. 만약 하나의 원자가 붕괴하면, 그 계수기는 작동하면서 작은 망치를 움직여 청산가리가 든 병을 때리게 한다. 누군가가 한 시간 동안 이 전체계로부터 떠나 있었다고 하자. 그는 만약 어떤 원자도 붕괴하지 않았다면 그 고양이는 살아있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반면 최초의 원자 붕괴가 있었다면 그 고양이는 독살되었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 경우 전체계의 상태 함수 Ψ(프사이 psi, 파동 함수를 표현하는 문자)는 죽은 고양이와 살아있는 고양이를 동등한 부분으로 포함하는 것으로 표현될 것이다. 이러한 예들의 전형적인 특성은 (양자역학의) 미결정성이, 원자적 수준에서 직접적인 측정에 의해 결정이 가능한 거시적 수준으로 옮겨간다는 점이다.

 

 본 내용은 양자가 파동성을 가질 때 여러가지 상태의 존재 확률을 갖고 중첩되어있다고 주장한 보어를 포함한 '코펜하겐 학파'에 반론하기 위해 에르빈 슈뢰딩거가 제시한 사고 실험의 내용입니다. 방사성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원자핵은 양자이므로 양자역학에 따라 붕괴한 상태와 붕괴하지 않은 상태가 반반인 중첩 상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슈뢰딩거는 고양이가 살아 있는 면 살아있는 거고, 죽어있으면 죽어있는 거지 어떻게 반은 살아있고 반은 죽어있냐는 의견을 제시합니다. 당연히도 현실 세계에서는 죽어있으면서 살아있는 고양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에 따르면 고양이는 관측하기 전까지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상태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휴 에버렛이라는 물리학자의 '다세계 해석' 이론이 등장합니다. 휴 에버렛이라는 물리학자에 대해서 '실제란 무엇인가?(2) https://computerstudying.tistory.com/12'에서 다루고 있으니 한번 읽고오시면 이해가 편하실 겁니다. 다세계 해석은 살아있는 고양이의 세계와 죽어있는 고양이의 세계가 분리된다는 이론입니다. 우리는 고양이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상자를 여는 '관측'을 수행하게 되고, 그 상자를 여는 행위에 의해서 결과가 두 갈래로 나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고양이가 살아있는 세계에 존재할 수도, 고양이가 죽어있는 세계에 존재할 수도 있게 되는 겁니다.

 

 이렇든 저렇든 실제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재현하게 된다면 우리는 살아있거나 죽어있거나 둘 중 하나의 상태로 존재하는 고양이를 확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뚜껑을 열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도 뚜껑을 연다는 것은 비유적인 표현입니다. 적외선이나 X-ray를 이용해서 생사를 확인하는 행위도 당연히 관측의 일부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관측은 상자라는 독립된 계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적외선이나 X-ray를 사용하면 계 내부의 입자들과 상호작용하게 되므로 관측하기 이전과 동일한 값을 얻을 수 없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함께한 양자역학 이야기였습니다. 20세기 초반까지 깊게 토론되던 양자역학은 이제 학문적 성격을 떠나서 실용적인 응용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제 그 실용적 응용 분야의 선두 주자인 양자 컴퓨터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참고

후루사와 아키라, 빛의 양자컴퓨터(동아시아)

허준, 양자 컴퓨터 및 양자 알고리즘(전자공학회지)

이혁성, 양자컴퓨터 기술 동향 및 산업 응용(한국컨텐츠학회)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0051205341

https://news.samsungdisplay.com/2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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